우리 정부도 ‘화이트 리스트’서 日 제외 ‘맞불’

제출서류 확대 등 엄격해져 … 의견수렴 거쳐 9월 중 시행 예정

산업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일본의 연이은 수출규제 압박에 우리 정부도 일본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맞대응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전략물자 포괄 수출허가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개별 수출허가 심사기간도 15일로 늘어날 예정이다. 특히 전략물자가 아니어도 무기 제작·개발 전용이 의심되면 ‘상황허가(catch- all)’ 규제가 가능해진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8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을 기존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일본을 전략물자 수출지역 구분상 ‘가’ 지역에서 신설한 ‘가의2’ 지역으로 분류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4대 국제 수출통제체제[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 그룹(NSG),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모두 가입한 국가를 ‘가’ 지역, 그 외 국가를 ‘나’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 지역으로 세분화해 총 3개 지역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속하게 될 ‘가의2’ 지역은 원칙적으로 현재의 ‘나’ 지역 수출통제 수준을 적용받는다.

개별 수출허가 제출서류는 ‘가의1’ 지역이 3종이지만, ‘가의2’ 지역은 5종이다.

심사 기간도 ‘가의1’ 지역은 5일 이내지만, ‘가의2’ 지역은 15일 이내로 늘어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일본에 대한 포괄 수출허가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 Compliance Program) 최고등급(AAA)을 받은 기업 등에만 예외적으로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비전략물자라도 무기 제작·개발 전용이 의심만 돼도 상황허가를 받도록 규정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20일간의 의견 수렴과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9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는 국제 수출통제체제의 기본 원칙에 부합되게 운영돼야 한다”며, “이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국제 공조가 어려우므로 이를 고려한 수출통제 제도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견수렴 기간 중 일본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한국정부는 언제, 어디서든 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안에 의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9월 3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opinion.lawmaking.go.kr)를 통해 의견을 제출하거나 산업부 무역안보과(팩스 : 044-203-4708, 이메일 : ecpd@korea.kr)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