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국내 관세무역동향
한국 해외투자 10년간 2.3배 늘었지만··· 미국 쏠림 심화 신규
한국 해외투자 10년간 2.3배 늘었지만··· 미국 쏠림 심화
선진국형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 수익률 개선됐지만 M&A 취약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지난 10년간 2.3배 늘며 ‘투자 영토’가 빠르게 확장되고 투자 수익률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인수합병(M&A) 비중이 낮고 투자의 미국 쏠림이 심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전략적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월 27일 ‘해외투자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며, 우리나라의 해외투자 규모가 OECD 38개국 중 16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26위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기술·공급망 목적 투자 지원 확대, 투자자본 조성 위한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전략적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대한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4년 해외투자자산은 2.51조달러다.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한 2014년 1.07조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34배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증가 속도는 OECD 국가 중 캐나다(2.43배) 다음으로 빨랐다. 우리나라의 대외 순채권도 809억달러에서 1.1조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해외투자자산에는 직접투자(FDI),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 예금, 대출 등 기타투자, 파생상품, 외환보유고 같은 준비자산 등 한 국가가 해외에 보유한 전체 자산이 포함된다.
다만 2024년 GDP 대비 해외투자자산 비율은 134.4%로 OECD 38개국 중 26위였다. 영국(499.7%), 프랑스(357.7%), 독일(309.2%), 일본(264.4%) 등 주요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큰 편이다.
OECD 국가별 해외투자자산 현황
2024년 투자자산 규모 기준 순서[출처 : 대한상공회의소(자료 : IMF)]
해외투자 규모가 늘면서 투자 성격은 빠르게 변화했다. 10년 전 준비자산(33.9%) 비중이 높았지만 2024년에는 직접투자(30.4%), 주식(29.6%), 채권(10%)의 비중은 커진 반면, 준비자산(16.5%), 기타투자(11.7%)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대한상의 경제정책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준비자산, 예금·대출 등 기타자산의 비중이 큰 위험회피 성향의 신흥국형 포트폴리오였다면, 이제는 주식 등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간 주식은 투자규모가 5.2배, 채권 4배, 직접 투자가 2.9배 늘어난 반면, 대출, 예금 등 기타투자는 1.4배, 외환보유고 등 준비자산은 1.1배로 상대적으로 증가속도가 느렸다.
해외투자 수익률도 개선됐다. 2000년~2004년 해외투자 수익률은 2.9%였지만, 2010~2014년 3.6%, 2020~2024년 4.4%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최근 수익률은 같은 기간 독일(3.7%), 프랑스(3.6%), 영국(3.0%), 이탈리아(2.3%), 일본(1.3%)보다 높았고, 캐나다(5.5%), 미국(4.7%)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 투자 수익률 개선됐지만, 방식은 여전히 한계 드러나
해외투자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이 모두 개선됐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었다. 특히 직접투자 및 주식·채권투자 모든 부문에서 미국 쏠림 현상이 심했다.
직접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2013년 중국과 홍콩이 32.8%로 1위, 미국이 17.9%로 2위였지만, 2023년에는 중국과 홍콩이 17%로 줄고 미국(1위)의 비중은 29.6%로 대폭 늘었다. ASEAN 국가에 대한 직접투자 비중도 11.7%에서 17.7%로 증가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커졌다.
주식과 채권투자에서 미국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3년 미국 비중이 37.1%에서 2023년 59.2%로 늘어나 집중도가 더욱 심화됐다. 같은 기간 중국과 홍콩의 비중은 9.4%에서 2.8%까지 하락했으며, 유럽도 28.1%에서 20.6% 떨어졌다.
일본, 캐나다의 경우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미국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높았으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는 EU 역내 투자 비중이 컸다. 미국의 경우 조세피난처 및 EU에 대한 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외 순채권 추이(좌)와 직접투자 국가별 비중 현황(우)
중국은 홍콩 포함[출처 : 대한상공회의소(자료 : IMF)]
업종별 해외직접투자(FDI)를 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금융·보험업이 전체 직접투자의 38.8%로 가장 컸으며, 제조업(27%), 부동산업(9.1%), 정보통신업(5.8%), 광업(4.0%)이 뒤를 이었다. 제조업 중에는 반도체 등 전자부품(6.9%), 이차전지 등 전기장비(6.8%), 자동차 및 부품(3%)의 비중이 컸다. 특히 대부분 분야에서 미국 투자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투자 방식 중에서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그린필드 방식에 집중돼 있었다. UN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우리나라의 해외투자 중 그린필드는 2,386억달러, M&A는 약 1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47억달러였다. 주요 선진국은 그린필드의 비중이 M&A의 2~3배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 해외투자로 경기변동성 완화, 외환시장 안정, 공급망 리스크 대응하려면 정책 지원 필요
해외투자는 거시경제와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선진기술과 지식을 습득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전략적 목적의 해외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가령 해외기업 인수 시 인수액의 5~10%를 세액공제 해주고 있지만, 인수 대상이 소부장 혹은 국가전략기술(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 이동수단, 바이오) 관련 기업으로 제한돼 있는데, 지원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 필수인 리튬, 흑연, 희토류 등 국가전략광물에 대한 해외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 융자 규모 확대, 민관 공동투자 강화 등도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으로의 투자를 더욱 다변화하기 위해 현지시장 정보 제공 및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10년새 2배(14년 18.6억달러 → 24년 39.4억달러) 증가한 ODA(공적개발원조)가 기업의 투자기회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수출입은행 등 집행기관과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효상 연구위원은 “2014년 우리나라가 대외 순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전환된 이후 이제는 선진국과 같은 투자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며, “향후 저출생·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지금과 같은 큰 폭의 수출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 이를 보완하려면 해외투자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강석구 조사본부장 또한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를 새로운 국부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해외투자가 수익 창출뿐 아니라 선진 기술 확보, 공급망 안정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간 관세무역정보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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