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세무역동향
[현지 변호사가 보는 베트남 통관] '환적'에 칼 빼든 베트남, 현지 진출 기업의 대응 전략은? 신규
美의 대베트남 상호관세 핵심은 결국 ‘환적’
현지 진출 기업의 대응 전략은?
백 웅 렬|법무법인(유) 광장 베트남 법인장(변호사)
베트남정부는 지난 4월 미국으로부터 46%의 상호관세를 통보받은 직후, 또 럼 베트남 서기장은 즉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관세 협의에 대한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결국 양국은 2025년 7월 2일 베트남산 수출품에 대해서는 20%, 베트남을 경유한 환적물품에 대해서는 40%의 관세가 부과되는 형태의 합의안을 발표했다.
본 칼럼에서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베트남의 대응과 합의안 도출까지의 상황을 정리하고, 합의안 이후 예상되는 베트남정부의 조치와 이에 따른 우리 기업의 영향과 시사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미국·베트남 관세 협의 경과
1) 기존 미국·베트남 무역 현황
베트남은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제조업 및 외국인 투자액이 꾸준히 증가했다. 저렴한 인건비를 기초로 한 대미 공산품 수출 규모 대비 미국으로부터의 원자재나 완제품 수입 비중이 크지 않은 기존의 경제 상황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역할이 확대되면서, 베트남은 미국에 대한 흑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2024년 기준 베트남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1,23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8.1% 증가한 수치이며, 해당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베트남은 현재 중국, EU, 멕시코에 이어 미국과의 흑자 규모가 4번째로 큰 국가다. 미국은 베트남의 가장 큰 수출시장으로 전체 베트남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고려하면, 이 같은 흑자 규모는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2) 미국 상호관세 발표 후 베트남의 즉각 대응 및 이후 협의 과정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베트남에 46% 상호관세를 예고하자, 베트남의 또 럼 서기장은 즉각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며 미국 물품에 관세율 0%를 제안했다.
이후 2025년 4월 9일부터 미국은 상호 무역협정에 대한 정식 협상을 개시했는데, 베트남은 한국, 일본,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와 함께 우선 협상 대상국 그룹에 포함됐다.
베트남의 팜 민 찐 총리는 응우옌 홍 지엔 산업통상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베트남정부 협상팀을 구성했다.
베트남은 관세 협상 의지를 미국에 보여주기 위해, 미국산 LNG와 자동차, 에탄올, 일부 농산물과 목재 제품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Starlink 시범 사업을 승인했으며, 다른 한편으로 트럼프 기업에 베트남 북부 하노이 인근 흥옌성에 15억 달러 규모 골프 관광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에 대한 즉각적인 인허가를 내주고,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 지역에 60층 규모 트럼프 타워 건설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3) 환적 문제의 부각
미국과의 관세 협상 중 중국산 제품의 환적품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정부는 관세 협상 중에도 해당 사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원산지 강화에 대한 대책을 지시했다. 특히 중국 제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강화를 예고했다.
같은 기간, 각 지역 세관에서도 환적, 밀수 등의 사안들을 집중 단속했으며, 베트남 내 하노이, 다낭, 호찌민시의 모조품 시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해당 시장들이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4) 관세 합의안 발표
46% 상호관세 유예기간을 며칠 앞둔 2025년 7월 2일, 미국과 베트남은 베트남산 수출품에 대해서는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되, 베트남을 경유한 환적품에 대해서는 40%의 관세율이 적용되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이후 2025년 7월 31일 미국 행정명령 EO14326을 통해 베트남 상호관세율이 확정됐고, 2025년 9월 5일 수정 발표된 행정명령 부속서 II를 통해 상호관세 적용·제외 품목 리스트가 공개됐다.
2. 환적 이슈와 관련한 베트남정부의 조치
이번 관세 합의안의 핵심은 20%와 40% 관세율을 결정하는 환적 여부다. 이는 결국 ‘충분한 가공’이 베트남에서 이뤄졌는지에 대한 실무상 입증과 판단의 문제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환적 이슈와 관련된 베트남정부의 최근 조치를 살펴 본다.
1) 원산지 관련 규정 정비 및 감독 강화 베트남정부는 원산지 규정을 포함한 외국무역관리법 정부 시행령(기존 시행령 31/2018/ND-CP를 대체하는 규정) 준비를 위해 기안위원회와 편집팀을 구성했다. 또한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2025년 4월 15일자 지시문 09/CT-BCT를 통해 변화된 무역 상황에서의 원산지 점검, 감독에 대한 국가 관리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는데, 특히 ① 세관당국이 다른 국가기관과 협조해 원산지 규정 개선, 원산지 검증을 강화하고, ② 불법 환적을 방지하고 원산지 사기 대응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수립하고, 환적품 감독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디지털화를 촉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세관총국은 결정 제467/QD-CHQ를 통해 수출입 상품의 원산지 검사와 판정에 대한 신규 절차를 공표했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외국무역법에 따른 원산지 관리 규정에 비해 훨씬 더 엄격한 원산지 증명서 검증 및 집행이 예상된다. 2) 원산지 사기에 대한 처벌 강화 추진 및 문제되는 품목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2025년 7월 3일 원산지 사기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점검, 예방 조치 강화를 담은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실무적으로 목재, 합판, 철강, 기계 부품, 배터리, 기타 전자기기 등이 원산지 검증의 주요 대상 물품이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기존에 무역사기가 있었던 품목,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이 무역구제 조치를 취한 중국산 제품들이 베트남정부의 원산지 집중점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3) 최근 베트남 내 원산지 사기 적발 사례 최근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베트남과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뒤 물품의 HS Code를 변경하고, 부가가치기준(RVC)을 충족하지 못하는 단순 공정만 수행한 물품을 대미 수출 시 베트남산으로 허위 신고해 관세를 회피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이와 같은 단순 가공 이외에, 베트남에 다수의 회사를 설립해 각 회사가 부품, 예비 부품, 분해된 제품군을 수입한 후 서로 재판매하거나 조립하는 방식의 복수기업을 활용한 원산지 사기도 최근 적발 및 공개됐다. |
3. 관세 협상의 영향에 대한 베트남 진출 기업의 대응
1) 베트남정부의 수출 다변화 전략
베트남정부는 전체 수출의 30%에 달하는 대미 수출이 이번 관세 적용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은 기존에 체결한 무역협정[EU와의 자유무역협정(EV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등]을 최대한 활용해, 해당 협정 대상국가 또는 ASEAN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베트남정부는 2025년 8월 12일 총리 공식 공문(133/CD-TTg)을 통해 각 부처 및 국가기관에 2025년 경제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우선과제를 지시하면서 특히 미국과의 신규 관세율 대응을 강조했다. 그 주요 내용은 제조업, 농업, 임업, 수산업 등 주요 산업 전반의 개혁을 가속화하고, 공급망의 재편과 다변화를 통해 2025년 말까지 수출 모멘텀을 유지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 한국 투자 기업의 대응 전략
① 원산지 구조의 설계 및 증빙 확보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기진출 한국 기업으로서는, 일단 환적품에 대한 40% 관세를 회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원산지 구조를 신중히 설계하고, 각 단계별 투입재의 원산지와 부가가치를 체계적으로 매핑하고, 관련 증빙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CBP에 제출할 용도의 서류 패키지(생산기록, 시간, 경로기록)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며, 이러한 준비를 통해 환적 리스크를 회피하고 나아가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UFLPA)에 의한 통관보류 리스크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② 가격 시뮬레이션 및 계약 구조 반영
미국이 추후 협상과정에서 관세율을 변동시키거나, 환적품으로 간주되는 등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관세율 단계별로 가격 시나리오를 설계해두고, 대미 수출 계약에 시나리오별 관세 전가 조항이나 조건 변경에 대한 합의를 반영한다면, 향후에 상황이 변동되더라도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 생략>
※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48호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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