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국내 관세무역동향
[뉴델리 무역관이 보는 인도 통관] 발효된 지 15년 ‘한·인도 CEPA’, 왜 여전히 활용도 낮나 신규
발효된 지 15년 ‘한·인도 CEPA’, 왜 여전히 활용도 낮나
- 한·인도 CEPA 활용 현황 및 방해 요인 -
오 한 흠|KOTRA 뉴델리무역관(관세사)
시선, 인도 통관 인도는 2014년 이후 GDP 7%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경제의 신엔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주요국과의 다자동맹 외교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 2015년 한·인도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했지만, 여전히 인도 진출과 관련해 복잡한 규제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상존하는 등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크다. 인도 뉴델리에서 활동하는 관세사에게 한·인도 CEPA를 활용하기 어렵게 하는 주요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
2010년 1월 발효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은 한국이 신흥경제권과 체결한 최초의 포괄적 FTA다. 이는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투자·기술협력까지 포함하는 포괄형 협정이다.
하지만 발효 15년이 지난 지금, 한·인도 CEPA는 여전히 ‘활용률이 낮은 협정’으로 평가된다. 인도는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한국의 반도체·철강·자동차 산업이 인도에 잇달아 진출했지만, 한·인도 간 무역에서 CEPA를 통한 관세 혜택 활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인도 국제경제관계연구소(ICRIER)의 한 보고서는 “한·인도 CEPA는 한국이 체결한 여러 FTA 가운데 가장 낮은 활용률을 보이는 협정 중 하나”라고 평가했으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보고서에서도 “다른 FTA에 비해 CEPA 활용률이 낮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활용률이 금액 기준으로 절반 수준에 머문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1. 한·인도 CEPA의 개념과 구조
한·인도 CEPA는 단순한 FTA가 아니다. 상품교역 자유화를 넘어 서비스·투자·지식재산·경제협력까지 포함하는 ‘포괄적(Comprehensive)’ 협정이다. 2010년 1월에 발효된 후 양국은 2017년부터 개선 협상을 진행했으며, 2024년까지 11차 개선 협상을 마쳤다.
협정에 따라 한국은 수입액 기준 약 90%, 인도는 약 85% 품목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인하했다. 다만 농산물·섬유·금속류 등 민감 품목은 완전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산지 기준은 CTSH + RVC 35%인 결합기준(HS Code 6단위 세번변경기준과 35% 이상 역내 부가가치 창출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기준)이다. 특정 품목의 경우 더 높은 부가가치비율을 요구하며, 수출자는 반드시 기관발급 원산지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특징은 실무상 행정비용을 증가시켜 한·인도 CEPA를 ‘활용이 어려운 협정’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일부 제3국에서 수입한 부품의 HS Code 6단위가 완제품의 HS Code 6단위와 동일하거나 혹은 한국에서 창출한 부가가치가 완제품의 수출가격(FOB, Free on Board) 대비 35% 이하라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이 경우 한·인도 CEPA를 적용할 수 없다.
2. 한·인도 교역 현황
2024년 기준 한국의 대인도 수출액은 약 187억달러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수입을 포함한 2024년 전체 교역 규모는 약 250억달러 수준으로, 2010년 CEPA 발효 당시(120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이들 5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특히 반도체·철강·자동차부품은 인도의 산업화 속도와 맞물려 지속 성장 중이다. 하지만 교역 구조가 특정 품목에 치중돼 있다는 한계도 있다. 한국은 중간재·자본재 중심 수출, 인도는 원자재·소재 중심 수출 구조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3. 한·인도 CEPA 활용이 더딘 이유 “제도와 현실의 괴리”
1) 협정 자체의 구조적 한계 : 인도가 체결한 주요 FTA와 비교
한·인도 CEPA는 인도의 주요 FTA 중에서도 개방 폭과 속도 모두 다소 보수적인 협정이다. 한·인도 CEPA와 비슷한 시기에 체결된 일본·인도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는 물론, 최근 체결된 영국·인도 FTA와 비교해도 그 차이가 뚜렷하다.
먼저 일본·인도 EPA는 인도 측 관세 철폐율이 약 90%에 달한다. 단계적 철폐 방식이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감축 속도가 빨라, 같은 품목이라도 일본은 5~7년 내 대부분 관세를 철폐한 반면, 한국은 동일 품목에서 8~10년에 걸쳐 완만히 인하하도록 설정돼 있다. 즉, 개방 폭과 속도 모두 일본과의 EPA가 한·인도 CEPA보다 앞선다.
영국·인도 FTA는 철폐율 약 89.5%로 일본보다는 다소 낮지만, 원산지 요건이 훨씬 완화됐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세번변경기준(CTH) 또는 부가가치기준 35~40%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되며, 수출자 자율증명(Self-Certification)도 허용된다. 이는 한·인도 CEPA처럼 결합기준(CTSH + RVC 35%)과 기관발급을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보다 실무 부담이 훨씬 적다. 또한, 공공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조항이 명시돼 있다는 것도 큰 차이다.
결국 한·인도 CEPA는 포괄적 협정으로 설계됐지만 실제 운영은 상품무역에 집중돼 있으며, 공공조달·투자·분쟁해결 조항은 선언적이거나 미비해 제도적 효과가 제한적이다. 또한, 상품무역에 집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FTA 대비 개방폭이 낮으며 원산지 기준도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2) 인도 통관제도와 비관세장벽
2020년 시행된 원산지관리규칙(CAROTAR 2020)은 인도 세관의 원산지 검증 권한을 강화했다. 수입자는 ‘Form I’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원산지 입증 책임도 있다. 한국 수출자가 서류를 늦게 제공하거나 제출한 서류에 오류가 있을 경우 인도 세관은 CEPA 적용을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인도는 사후적용(소급신청)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수입 시점에 CEPA 서류가 완비되지 않으면 나중에 혜택을 돌려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인도 바이어가 “차라리 일반관세로 수입하자”고 선택하는 사례도 잦다.
여기에 BIS(인도표준국) 인증 등 비관세장벽이 중첩된다. BIS는 인도의 대표적인 인증으로 품질 및 규격 등을 다룬다. BIS는 인도 내 가장 광범위한 품목을 다루는 인증으로, 인증절차가 복잡하고 소요기간이 오래 걸린다. 한·인도 CEPA 대상물품이더라도 BIS 강제인증대상에 해당하면 BIS 인증이라는 장벽으로 인해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결국 “관세는 낮췄지만 문턱은 더 높아졌다”는 말이 현장에서 겪는 기업의 공통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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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51호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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