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무역동향
[이주의 초점] “AI·반도체 연구소도 보세공장” 관세청, 보세가공수출 규제혁신 신규
“AI·반도체 연구소도 보세공장” 관세청, 보세가공수출 규제혁신
북극항로 개척 위한 보세구역 확대, 첨단산업 클러스터 관할 세관 일원화 등 ‘수출 PLUS+ 전략’
미국의 관세 정책과 국가 간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동시에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 수출의 핵심 축인 첨단·유망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7,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속도’와 ‘현장’을 키워드로 한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관세청이 규제 문턱을 낮추고,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 직접 뛰어든 이유다.
이명구 관세청장(출처 : 관세청)
관세청은 2월 5일 서울세관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첨단·유망산업 대표 기업 7곳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PLUS+ 전략’을 공식 발표하고, 이를 전담할 ‘수출 지원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수출 지원단은 전국 세관과 수출기업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항공기 MRO[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개조(Overhaul)], ▲북극항로 등 3개 분야별 전담팀으로 운영된다. 이명구 관세청장 주재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관세청은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대응해 첨단·유망산업의 수출 동력을 강화하고, 보세가공수출제도를 중심으로 한 규제 혁신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출처 : 관세청
■ 현장의 불합리한 규제 혁신 ‘수출 PLUS+ 전략’
관세청이 이번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운 것은 ‘보세가공수출제도’다. 보세가공수출제도는 외국 원재료를 관세 등을 유예한 상태로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가공한 뒤 수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반도체, 조선,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첨단·유망산업의 보세가공제도를 활용해 수출한 비율은 90% 수준으로, 사실상 우리 수출 구조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수출 회복을 이끈 이면에도 관세청과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 보세가공제도를 활용한 신속한 생산·수출 체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과제인 미래 첨단산업 육성, 북극항로 개척, 대형 선박 건조와 같은 프로젝트에서도 보세가공제도의 활용은 필수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수출 PLUS+ 전략’은 ① 신기술·신산업 지원(Pioneer), ② 비용·세금 절감(Lower), ③ 신속성·효율성 향상(Uplift), ④ 자율관리 확대(Self-Manage) 등 4대 전략을 축으로 한다.
■ 전략 ① Pioneer “연구·개발 단계부터 수출 경쟁력은 시작된다”
첫 번째 전략인 ‘Pioneer’는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관세청은 첨단산업의 경쟁력이 생산 단계 이전, 즉 연구·개발과 시험·검증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먼저 신기술·신산업 지원을 위해 첨단산업 연구소를 보세공장으로 특허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동안 연구소는 보세공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국 원재료를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매번 수입통관을 거쳐야 했고, 이로 인해 야간·공휴일에는 최대 수 시간에서 수십 시간까지 시제품 제조·검사가 지연되곤 했다. 이번 개선으로 연구·개발 단계부터 과세보류 상태에서 즉시 원재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기술 개발 속도와 수출 경쟁력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기 MRO(정비·수리·개조)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항공기와 부분품이 수입제한품목으로 분류돼 자유무역지역(FTZ, Free Trade Zone) 반입 시마다 품목별·건별 반입승인 절차가 필요해 이에 따른 시간이 소요됐다. 또 정비·수리는 기타(부호 79)로 분류돼 개조 작업에 필요한 사용소비신고가 불가능했다.
앞으로는 포괄승인 절차를 도입하고, MRO 업종 관리부호를 ‘제조업’으로 변경해 사용소비신고를 가능하게 한다. MRO 장소 제한과 작업 범위를 완화해 FTZ에서도 과세보류 상태로 정비·개조 작업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글로벌 MRO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북극항로 개척은 정부 국정과제이자 미래 물류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이다. 관세청은 부산과 인근 지역의 오일탱크를 종합보세구역으로 확대 지정해 친환경 선박유 블렌딩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산을 북극항로 전진기지 거점으로 육성하고, 연료 공급·벙커링 수요 증가에 따른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 전략 ② Lower “비용·세금 절감해 수출 원가 낮춘다”
두 번째 전략은 기업의 생산원가를 직접적으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세청은 불필요한 행정 절차와 담보 부담이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판단했다.
우선 첨단산업 클러스터의 관할 세관을 일원화한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공장은 건설 단계에서는 ‘보세건설장’, 완공 후에는 ‘보세공장’으로 관리된다. 문제는 기존 공장과 신규 공장을 단일보세공장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관할 세관이 달라지는 사례가 발생해 업무 혼선과 신고 오류가 빈번했다는 점이다.
관세청은 완공 후 단일보세공장으로 통합이 예정된 경우, 건설 단계부터 기존 보세공장 관할 세관이 일괄 관리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설비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던 행정 비용과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보세구역에서 석유제품을 혼합·제조할 때 요구되던 담보 제공과 복잡한 검사 절차도 대폭 완화된다. 고가·대용량이라는 물품 특성상 담보 비용이 막대해 업체의 금융부담이 컸고, 빈 탱크를 거쳐 혼합용 탱크로 재이송하는 과정에서 2~3일이 더 발생했다. 앞으로는 혼합용 탱크에 직반입을 허용하고, 보세운송 담보 제공을 면제해 비용절감을 거두는 동시에 빈탱크 활용도를 높여 업계 매출이 증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보세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을 수입할 때 기업이 유리한 과세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한도 ‘원료 사용 전’에서 ‘수입신고 전’까지로 연장된다. 이는 세금 부담을 줄이고, 사후 추징 위험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 전략 ③ Uplift “수출 속도가 곧 경쟁력이다”
세 번째 전략은 생산성과 물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방점이 찍혔다. 자율관리보세공장의 경우, 야간·공휴일에도 원재료를 즉시 사용하고 사후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24시간 365일 중단 없는 생산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반입 시점과 관계 없이 자율관리보세공장에 반입된 모든 원재료에 대해 허용돼 제조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세공장에서 제조·가공한 수출물품을 적재지로 보세운송 시 페덱스(FedEx), DHL 등 특송업체의 집하차량으로 보세운송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소형 수출물품의 경우 추가 운송 비용 부담과 절차 지연을 해소해 물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수 보세공장 반입 원재료가 신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입항전 사용신고 자동수리 시점을 보세공장 도착보고된 때에서 적재화물목록 심사가 완료된 때로 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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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66호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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