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무역동향
[이주의 초점] "탄소가 수출 경쟁력인 시대" CBAM 대응 범정부 지원체계 가동 신규
"탄소가 수출 경쟁력인 시대" CBAM 대응 범정부 지원체계 가동
배출량 산정부터 설비 투자까지 전방위 지원··· 탄소 비용 관리가 수출판도 좌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올해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는 CBAM에 대응해 관계부처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총 15건의 지원사업을 추진하며 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역량 강화, 배출량 감축 투자 촉진,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EU의 이번 제도가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통상·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이러한 정부 지원이 기업의 탄소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관세청 등 관계부처는 2월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CBAM 대응 실무회의를 열고 올해 추진할 세부 지원계획을 종합·정리했다. 이번 계획은 탄소배출량 산정·보고·검증 대응 역량 강화, 탄소배출 감축, 기업 담당인력 역량 강화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먼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탄소배출량 산정·보고·검증(MRV, Measurement·Reporting·Verification) 역량 강화를 위해 컨설팅과 디지털 솔루션 보급, 사전 검증 지원이 추진된다. CBAM 대상 품목을 생산·수출하는 기업은 제품 단위 탄소배출량을 수입업자에게 제공해야 하는데, 실제 배출량 데이터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할증된 ‘기본 탄소배출량’이 적용돼 탄소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이에 한국환경공단의 CBAM 배출량 산정 컨설팅,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탄소배출량 자동산정 및 실시간 관리(MRV) 솔루션 보급, 한국에너지공단의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지원 등이 마련됐다. 또한 한국무역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맞춤형 컨설팅 및 탄소배출량 사전 검증 비용 보조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탄소배출 감축 지원도 확대된다. 생산 공정의 탄소배출량을 줄일수록 CBAM 부담이 감소하고 수출 계약 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설비 투자 지원이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된다. 산업 공급망 탄소 파트너십(한국생산기술연구원),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한국에너지공단), 중소기업 탄소중립 설비투자 지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한국환경공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기업당 최대 수십억원에서 최대 100억원 규모의 투자비를 지원한다. 이는 단기 대응을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촉진하는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기업 담당 인력의 역량 강화 역시 중요한 사안이다. 관계부처 합동 설명회는 기존 3시간에서 5시간으로 확대되고, 2029년부터 CBAM 확대 적용이 예정된 세탁기, 자동차부품, 냉장고, 건조기 등 철강·알루미늄을 사용한 최종재(Down stream) 제품 업계를 대상으로 별도 세미나가 개최된다. 탄소배출량 산정 등 실습 중심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돼 기업 내부의 탄소 데이터 관리와 대응체계 내재화를 지원한다.
정부는 향후 제도 시행 단계별로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지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CBAM은 올해부터 제도 적용이 시작됐지만, 탄소배출량 산정 결과 관련 제3자 기관 검증, 탄소 비용 납부 등 실질적인 대응은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관계부처는 이러한 일정에 맞춰 탄소배출량 검증 지원 등 신규 수요에 맞춰 대응 방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부처 간 협력과 기업 체감형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업부는 제도 이행 과정에서 기업의 애로를 완화하고 EU 측과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밝혔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감축 설비 지원을 통해 기업의 탄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관세청은 지난 10일 EU CBAM 대상이 되는 품목의 한·EU 품목번호 연계표를 공개했다. EU의 품목분류 기준 CN 코드와 우리나라의 HSK 코드를 일대일로 매칭한 것이다.
CBAM은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무역 장벽이자 산업 경쟁력의 척도로 작동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지원 패키지는 국내 기업이 탄소 데이터 관리 역량을 확보하고 저탄소 생산체계로 전환하는 초기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제도가 확대 적용되고 탄소 비용 현실화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의 대응 속도와 투자 수준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CBAM으로 인한 수출 차질을 최소화하고 산업 전반의 탄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확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67호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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