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무역동향
[통상 현안 체크] 중동 전쟁에 중소기업 더 흔들린다 “물류비 폭등·계약 취소 현실화” 신규
중동 전쟁에 중소기업 더 흔들린다 “물류비 폭등·계약 취소 현실화”
나프타 등 원부자재 의존도 높아··· 공급망 리스크도 우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수출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류비 급등과 계약 취소 등 현장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3월 26일 ‘중소기업 이슈n포커스’에 ‘중동전쟁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전했다.
실제 2025년 기준 중소기업의 중동 수출 비중은 5.4%로 전체 기업 평균(2.9%)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중동 수출 중소기업은 1만 3,859개사로 전체 수출 중소기업의 14.2%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전쟁 충격도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화장품,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품목이 중동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충격을 키운다. 동일한 리스크도 중소기업에는 더 직접적이고 크게 작용하는 구조다.
■ 공급망·수출·원가... 중소기업 ‘삼중 압박’ 현실화
중동전쟁의 영향은 단순한 수출 감소를 넘어 공급망과 경영환경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원부자재 측면에서 특정 품목의 높은 의존도가 리스크로 부각된다. 중소기업의 전체 중동 수입 비중은 0.7%로 낮지만, 상위 15대 수입 품목에 포함된 나프타, 알루미늄 웨이스트·스크랩, 비합금 알루미늄 괴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중동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나프타의 경우 중소기업 수입의 82.8%가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 중동에 집중돼 있다. 이는 전체 기업 평균(약 6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구조는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는 취약성을 의미한다.
국제 유가 상승 추이(2.25~3.25.) & 국제 유가 원·달러 환율 추이(1.5.~3.25.)
출처: 주간 관세무역정보(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수출 현장에서도 거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품목이자 중동 수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중고차, 자동차부품 산업을 중심으로 현지 바이어의 발주 조정, 계약 취소, 대금 결제 지연, 선적 지연 등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 물류비·보험료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수입 원자재 원가 부담이 급증했다. 특히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화학 업종과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금속가공업 분야 중소 제조기업은 원부자재 가격·에너지 비용 상승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어, 제조원가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3월 1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산업경제이슈’에 따르면, 원유 105~125달러, LNG 60~90% 상승이 3주간 이어질 경우 한국 제조업 생산비는 5.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원유 150~180달러, LNG 150~200% 상승) 제조업 생산비는 11.8% 상승하며,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83.0%), 전력·가스 및 증기(77.7%) 업종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의 빙현지 전문연구원은 “에너지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정제 과정과 연계된 산업 원자재까지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공급 차질이 산업재 공급 차질로 동시에 연결되는 복합적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 “물류가 가장 큰 리스크” 현장 피해 이미 현실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따르면 중동 수출기업이 체감하는 가장 큰 애로 요인은 ‘물류’로 나타났다.
KOTRA ‘중동 상황 긴급대응 애로상담 데스크’에 접수된 256건 사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물류비 급등과 지원 요청(28%)이었다. 선적 지연, 항구 폐쇄, 우회 운송 비용 증가, 창고료 및 보험료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 기업은 이란으로 플라스틱제를 수출하기 위해 출항 예정이었지만, 최근 선사로부터 4피트 컨테이너당 3,000달러 추가요금을 요구받았다. 그후 항구 폐쇄로 운송 불가를 통보받아 반송 및 창고료 등의 비용이 발생해 지원을 요청했다.
물류 차질로 대체 항로 정보를 문의하는 사례도 12%에 달했다. 이란에 수출하는 시약 제품을 두바이 공항에 발송했지만, 이란의 수하인(consignee)이 해외로 피신하면서 통관이 불가하다는 애로사항을 전한 기업도 있었다.
KOTRA에 따르면, 23일 기준 페르시아만 연안 6개국의 주요 항만 24개 중 정상 운항을 하는 곳은 9개에 불과하다. UAE의 코르파칸, 오만의 소하르·살랄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젯다이슬라믹(홍해) 등 대체 항만이 활용되고 있지만 위험 비용 증가나 내륙 운송비 상승 등의 부담이 뒤따른다. 항공 운송 역시 일부 영공 폐쇄와 화물 적체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수출 가능 여부 및 대금 결제 관련 문의(15%), 바이어 연락 두절 및 계약 취소(7%) 등도 확인되며 거래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KOTRA는 중동 13개 무역관을 통해 항만·항공 운항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우회 경로 및 물류 지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공급망 재편·시장 다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중동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기업 피해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신민이 부연구위원은 “전략 비축 확대, 우선 공급 협력체계 구축, 대체 공급선 확보 등 원부자재 수급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수출 측면에서는 글로벌 사우스 등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중동 의존도를 낮추는 시장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단기적 위기를 넘어 공급망과 수출 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신 부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이나 대체 공급망 확보 능력이 제한적인 만큼 대외 충격에 취약하다”며, “정부 차원의 선제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빙현지 전문연구원 또한 에너지와 산업재 공급망의 통합 관리를 주문했다. “원유·LNG와 나프타·무수암모니아·헬륨 등 에너지 연계 산업재의 리스크가 동시에 상승하므로 전략 품목 지정 범위를 확대하고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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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7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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