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무역동향
[오피니언: 브뤼셀 통신] "이젠 탄소도 관세” EU CBAM, 철강 넘어 전 산업 뒤흔든다 신규
"이젠 탄소도 관세” EU CBAM, 철강 넘어 전 산업 뒤흔든다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주요 내용과 전망
김 도 연 | KOTRA 브뤼셀무역관 과장
시선, EU 통관 EU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탄소집약 산업을 대상으로 도입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사실상의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평가된다. 탄소 규제가 글로벌 무역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EU 집행위원회는 제도 간소화를 위한 개정안을 발표하는 한편, CBAM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OTRA 김도연 브뤼셀무역관은 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CBAM의 최신 동향과 주요 내용을 전했다. |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환경 정책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제 통상 질서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각국은 기후 목표 달성과 자국 산업 보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다.
EU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그린딜)을 목표로 역내 탄소 규제를 강화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생산이 이전되는, 이른바 ‘탄소 누출(carbon leakage)’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EU는 역내 생산품과 수입품 간 탄소 비용 부담의 형평성을 맞추고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CBAM 제도를 도입했으며, CBAM은 탄소 가격을 무역정책과 결합한 제도라는 점에서 설계 단계부터 국제 사회의 높은 관심과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CBAM은 특정 품목을 EU로 수입할 때 해당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CBAM 인증서 형태로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로 2023년 5월 발효됐다. 다만, 제도는 곧바로 시행되지 않고 배출 데이터 축적과 기업 적응을 위해 준비 기간을 두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전환기간(Transitional Period)이 운영됐으며, 이 기간 수입기업은 인증서 구매 의무 없이 제품의 내재 배출량을 분기별로 보고하는 방식으로 제도에 참여했다. 이후 2026년부터는 본격 시행 단계에 돌입해, 수입기업은 실제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 및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기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CBAM 제도 설계 당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던 여러 실무적 부담이 드러났다. 특히 소규모 수입자의 과도한 행정 부담, 복잡한 배출량 산정 방식, 인증서 관리 의무 부담, 데이터 확보 어려움 등이 주요 문제로 확인됐으며, 이에 EU는 제도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기업의 과도한 이행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 개정 작업을 추진했다. 개정은 EU가 2025년 시리즈 형태로 발표한 옴니버스패키지 중 첫 번째 패키지인 ‘Omnibus I’에 포함돼 진행됐으며, 2025년 10월 간소화 개정안이 발효됐다. 이 개정안을 통해 면제 기준 도입, 배출량 산정 방식의 일부 완화, 인증서 일정 및 운영 요건 조정, 제3자 위임 허용 등 제도 전반에 걸쳐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1. CBAM 법령 체계
CBAM 제도는 기본 규정과 다수의 하위법령이 결합된 다층적 구조로 운영된다. 중심 법령은 2023년 제정된 CBAM 기본 규정(EU 2023/956)과 2025년 채택된 간소화 개정 규정(EU 2025/2083) 2개로 구성되며, 이 외에도 내재 배출량 산정, 수입신고자, CBAM 등록부, 검증 등 세부 규칙은 다수의 시행령(Implementing Regulation)과 위임법(Delegated Regulation)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2025년 12월 말에는 2026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관련 시행령과 위임법이 대거 마련되면서 제도 운용의 실질적 틀이 한층 구체화됐다. 이와 함께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12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강화 개정안도 발표하며, CBAM이 단순한 도입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집행 및 적용 확대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CBAM 법령 및 관련 문서 발표 현황 : <생략>
2. CBAM 주요 내용: 2026년 본격 시행, 실제 인증서 구매·제출은 2027년
CBAM 적용 대상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대 품목이며, 이들 품목을 EU로 수입하는 기업은 제품에 내재된 배출량을 산정한 뒤 그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한다. 단, 간소화 개정 규정에 따라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등 4개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품목을 합산한 연간 총 누적 수입량이 50톤 이하인 경우 CBAM 의무가 면제되며 이는 소액·소규모 수입자에 대한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이 기준은 고정된 값이 아니라, 이행 결과를 바탕으로 매년 적정성이 평가되고 필요시 조정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CBAM 규제 대상 품목의 세부 CN Code(EU의 HS Code로, HS Code 6자리에서 2자리 세분화된 코드)는 다음 표와 같다.
<주간 관세무역정보>
CBAM이 본격 시행되는 2026년부터는 사전에 ‘CBAM 수입신고자(Authorised CBAM Declarant)’ 자격을 취득한 경우에만 품목 수입이 가능하다. 이는 일반적인 등록 절차라기보다는, 수입자가 향후 CBAM 의무를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재정적·행정적·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사전에 심사하는 구조에 가깝다. 신청은 기업이 설립된 회원국의 관할 당국을 통해 CBAM 등록부에서 이뤄지며, 신청서에는 기업 기본 정보, 경제운영자 등록·식별(EORI, Economic Operator Registration and Identification) 번호, 수입 예상 품목 및 물량, 의무 이행 역량 관련 증빙 자료, 과거 법 위반 여부 관련 선언 등이 포함된다. 관할 당국은 이를 바탕으로 통상 120일, 필요시 최대 180일까지 심사할 수 있으며, 다른 회원국과의 협의를 통해 중복 신청 여부나 과거 승인 취소 이력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설립된 지 2년이 되지 않은 기업에는 추가적인 보증금 제출이 요구될 수 있으며, 자격이 취소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신고 및 인증서 제출 의무는 유지된다.
CBAM 실질적 이행의 핵심은 수입품에 내재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설비 수준에서 모니터링된 배출량을 생산공정별로 귀속시킨 뒤, 다시 제품 생산량에 따라 품목 단위로 배분해야 한다. 전구체(precursor)를 포함하지 않는 단순품목(simple goods)의 경우에는 해당 생산공정에 귀속된 배출량을 활동 수준(activity level)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비교적 직접적인 산정이 가능하다.
반면 전구체를 투입해 제조된 복합품목(complex goods)은 생산공정 자체의 배출량뿐 아니라, 투입된 전구체에 이미 내재된 배출량까지 함께 반영해야 하므로 구조가 한층 복잡해진다. 이 경우 자사 공장 배출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입재와 중간재 단계까지 포함한 제품 단위 배출 구조를 입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배출량 산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실제값(actual values)과 기본값(default values)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계산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인증서 부담 수준과 검증 부담을 함께 좌우하는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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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7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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