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무역동향
중동전쟁 장기화에 석유 매점매석금지 7월까지 연장 및 수입통관·하역절차 간소화 신규
중동전쟁 장기화에 석유 매점매석금지 7월까지 연장 및 수입통관·하역절차 간소화
매점매석 과징금 도입 검토·FTA 원산지 특례·긴급통관 지원 동시 추진
중동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 안정과 에너지 수급 대응을 위한 전방위 조치에 나섰다.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기간 연장과 과징금 신설 추진, 캐나다산 원유 수입 확대, 긴급통관 지원 등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출처: 재정경제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월 7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8차 회의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망 충격과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물가 안정 조치와 수급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석유 최고가격제 연장, ▲물가 안정 조치 개선, ▲할당관세 제도 보완, ▲수입통관 신속화 등이 집중 논의됐다.
매점매석 금지 연장… 과징금·포상제 도입 추진
정부는 우선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 적용 기간을 기존 5월 12일에서 7월 12일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최고가격제를 악용한 판매 기피나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과징금 신설과 신고 포상제 확대까지 검토하면서 물가 안정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기존에는 위반 적발 시 행정처분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경제적 제재 수단까지 강화해 시장 왜곡 행위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실제 물가 안정에도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했으며,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물가 상승폭을 약 1.2%p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재경부는 일본·헝가리·폴란드·대만·프랑스 등 주요국도 정유사 보조금 지급, 가격상한제, 유류세 인하 등을 병행하며 고유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은 휘발유 소매가격을 리터당 170엔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유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헝가리는 2022년 도입 이후 폐지됐던 가격상한제를 재도입했다.
물가상승률 & 주요국 3~4월 월별 경유 소매가 상승률
출처: 데이터처, 석유공사
지난 2월 발표한 할당관세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도 논의됐다. 그간 관계부처 합동으로 할당관세 유통 과정을 점검한 결과 특히 수입과일과 수산물의 가격이 할당관세 적용 이후 상당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집중관리품목에 대한 반출기한 설정 등 추천요건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시행(4월 3일)한 것에 이어 집중관리품목의 신속유통 의무 부과, 위반 시 추천취소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소관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추천요령(공고)’을 5월 중 정비할 계획이다. 아울러 설탕의 방출의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고, 현재 22개 품목이 지정된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대상에 냉동 고등어 등 5개 품목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산 원유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간 단축
관세청은 이날 회의에서 ‘중동전쟁 영향 품목 수입통관 점검 및 개선방안’을 보고하며, 에너지 자원 등 경제안보품목이 국내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절차상 규제를 혁신하고 FTA 체결국을 중심으로 중동산 대체 가능 품목을 발굴하는 한편 FTA 활용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매점매석 금지, 긴급수급조정품목을 수입신고지연 가산세 대상으로 지정하고 수출제한 품목은 통관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여러 국가에서 제조된 뒤 혼합해 거래되는 상업용 나프타는 원산지를 일괄신고할 수 있도록 4월 21일부터 기타국(ZZ) 코드로 수입신고를 허용하고 있다.
관세청이 추진하는 대책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원유 수입선 다변화다. 관세청은 캐나다산 원유에 대한 FTA 특혜세율 적용 절차를 간소화해 연간 최대 3,300만배럴 규모의 추가 원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는 캐나다산 원유 수입 시 FTA 혜택을 적용받기 위한 원산지 입증 절차가 복잡해 캐나다의 생산업체들이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꺼리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관세청은 앨버타 주정부가 발행한 원산지 증빙서류를 인정하는 방식의 특례를 도입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산 원유의 경우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평균 184일이 걸리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발급기간 단축도 추진 중이다. 필리핀의 경우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간이 3일, 호주는 57일 수준과 비교하면 말레이시아는 상대적으로 장기간 소요되고 있다. 또한 나프타 대체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일부 호주산 콘덴세이트의 수입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스 콘덴세이트(제2709호)는 천연가스 채취 중 압력과 온도 저하에 따라 자연스럽게 응축되는 원유로 비축의무가 있어 수입주체가 제한적이라는 업계 의견이 있었다. 유사한 성상의 천연가스액(NGL, 제2710호)은 천연가스 처리공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분리한 액상천연가스 혼합물로 비축의무가 없어 비축시설이 없는 석화업체도 원료 확보가 용이하다.
이와 함께 관세청은 해외에서 조달하는 원자재는 소관부처와 협의해 수입통관 필요 서류를 통관 후 제출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원유·천연가스(LNG) 운송선에 대한 선박검색 지정 제외와 항 내 정박장소 이동신고 면제 등 하역절차 간소화도 시행한다. 운송선의 입항·하역 지연으로 공급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원유 추가 하선 시 과태료를 면제하는 ‘원유하선 특례’도 운영해 공급 차질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에너지·원자재·공급망을 국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기조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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