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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무역동향

    한·세르비아 CEPA 협상 타결… 반도체·전기차 시장 열고 핵심광물 확보 신규

    • 지식사업실
    • 2026.06.12

한·세르비아 CEPA 타결… 반도체·전기차 시장 열고 핵심광물 확보

반도체 25% 관세 철폐·자동차부품 즉시 무관세 및 리튬·희토류 공급망 확보 


우리나라가 서부발칸 지역 핵심국가인 세르비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하며 발칸국가와의 첫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게 됐다. 반도체와 전기차, 자동차부품 등 우리 주력 수출품에 대한 시장 개방을 확보하는 동시에 리튬·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미래산업 협력 기반까지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통상부는 6월 5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야고다 라자레비치 세르비아 대내외무역부 장관과 한·세르비아 CEP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CEPA는 상품 관세 인하를 중심으로 하는 일반적인 FTA를 넘어 공급망과 투자, 경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 협정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좌)과 야고다 라자레비치 세르비아 대내외무역부 장관(우)


이번 협정은 우리나라가 발칸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산업부는 세르비아가 자동차·기계 제조업 기반과 우수한 인적자원, 유럽연합(EU) 인접 입지,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를 갖춘 서부발칸 지역의 핵심 경제국이라고 평가했다.


KOTRA 베오그라드무역관이 2025년 12월 22일 발간한 ‘2026 세르비아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세르비아는 EU 가입국은 아니지만 EU, EFTA(유럽자유무역연합), EAEU(유라시아경제연합), 중국, 튀르키예 등과 FTA를 체결하고 미국·일본·호주와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운영하는 등 총 46개국과 무관세 또는 저관세 교역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KOTRA는 세르비아가 유럽과 중동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서부발칸 지역의 생산·물류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현지 진출 기업들이 세르비아를 EU와 러시아,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양국의 무역규모는 7,400만달러, 수출 4,500만달러, 수입 2,900만달러 수준이다. 2025년 12월 기준 세르비아는 한국의 102위 교역국이며, 한국은 세르비아의 45위 교역국이다. 한국은 세르비아에 평판디스플레이, 집적회로반도체, 인쇄회로 등 공산품을 주로 수출하고, 세르비아는 기타금속광물과 곡류 등 1차 산품을 위주로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산업부는 양국의 교역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국에서의 직접 수출 외에 인근 유럽 국가에서 생산되거나 유럽 내 물류창고를 통해 세르비아로 수입되는 한국 기업 제품의 간접수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KOTRA 베오그라드 무역관은 무역통계 전문기관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Global Trade Atlas)와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를 토대로 철강제품(제72류·제73류)의 경우 세르비아의 수입 목록에는 있지만 한국의 수출 목록에는 없다는 사실을 들며, 해당 물품이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제3국의 중개 허브를 통해 선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곡물류(제10류)도 세르비아의 대한국 수출목록 상위 10대 품목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세르비아산 곡물이 일반적으로 루마니아를 통해 수출되는 점을 고려할 때 수출국이 루마니아로 기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의 세르비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누계 기준 한국의 대세르비아 투자는  총 23건, 4,960만달러 규모다. 최근 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 등 비세그라드 그룹(V4) 국가의 임금 상승과 인력 확보 어려움이 커지면서 세르비아 투자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010년 진출한 유라코퍼레이션은 자동차부품을 생산 중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 반도체·전기차·자동차부품 시장 개방 및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한·세르비아 CEPA의 가장 큰 성과는 높은 수준의 상품시장 개방이다. 산업부가 공개한 협상 결과에 따르면 양국은 품목 수 기준 90.2%, 수입액 기준 96% 이상의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이는 2024년 발효된 중국·세르비아 FTA의 경우 수입액 기준 자유화율 9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양국의 주요 수출품목 비중(자료: 온라인데이터플랫폼 OEC, 편집: 주간 관세무역정보)


특히 세르비아는 WTO 정보기술협정(ITA) 미가입국으로 그동안 반도체와 전기전자 제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이번 협정을 통해 관련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면서 우리 반도체·전자업계의 시장 진출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도 개방된다. 자동차부품 전 품목에 대한 관세도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하면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세르비아 진출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라면, 조미김, 인삼, 커피믹스 등 K-푸드와 색조화장품, 스킨케어 등 K-뷰티 제품 수출 시 관세도 철폐될 예정이다. 


또한 의료기기와 의약품, 방산 관련 품목에 대한 시장 접근도 확보했다. KOTRA는 2025년 12월 보고서에서 자동차 및 부품, 기계, ICT, 의료기기, 식품, 화장품 등이 향후 CEPA 발효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품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협정의 또 다른 핵심은 공급망과 경제안보 협력이다. 세르비아산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희토류 등에 대한 관세를 즉시 또는 5년 내 철폐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세르비아는 유럽 내 주요 광물자원 보유국으로 평가받는다. 산업부는 이번 협정이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에는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에너지·광물 협력도 포함됐다. 양국은 리튬, 구리, 아연 등 핵심광물 분야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AI와 보건의료, 생명공학기술 등 미래산업 분야도 경제협력 범위에 포함하고, 산업·제조, 교통·물류, 중소기업, 관광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 원산지 증명 부담 줄이고 신속통관 도입 

부품과 재료 공급망의 다변화를 고려해 양국은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전자·전기기기, 기계류, 가공식품 등 주요 품목에 역외산 재료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원산지 기준을 도입했다. 단, 신선농산물은 완전생산기준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조미김·인삼음료에는 주요 재료에 대해 역내산 재료 사용 요건을 둬 국내 생산과 수출이 연계되도록 했다. 또한 기관발급 방식과 자율증명 방식을 모두 허용해 기업들의 원산지 증명 부담을 줄였다. 서면·간접·방문검증 등 다양한 검증수단을 마련해 원산지 제도의 신뢰성도 확보했다. 


통관 분야에서는 신속통관 규범을 도입했다. 일반 수입물품은 도착 후 48시간 이내, 특송물품은 6시간 이내 반출을 원칙으로 명문화해 기업의 물류비용은 절감되고 통관 예측 가능성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는 저작권·상표·디자인 보호 규범을 강화하고 온라인 환경에서의 지재권 침해 대응 규범을 도입했다. 특히 저작권 침해 웹사이트 차단과 반복 침해 방지조치 등을 포함했다.


기술규제(TBT) 분야에서는 세르비아가 WTO 회원국이 아님에도 WTO TBT 협정을 양자 관계의 준거규범으로 적용하기로 했으며, 기술규제 제·개정 시 사전 통보와 시행 전 6개월 유예기간 부여 등 투명성 규범을 도입했다. 위생 및 식물위생(SPS) 분야에서도 WTO SPS 협정을 준거규범으로 적용하고 관련 정보 공유 및 통보 체계를 마련했다. 


■ 투자보장협정도 발효… 투자 안정성 강화

CEPA 타결과 함께 투자 보호 장치도 강화됐다. 외교부는 6월 6일 ‘대한민국 정부와 세르비아공화국 정부 간의 투자의 증진 및 보호를 위한 협정’이 같은 날 발효됐다고 밝혔다. 이 협정은 2023년 9월 8일 서울에서 서명된 이후 양국이 국내 절차를 완료하면서 발효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총 85개의 투자보장협정을 발효하게 됐다. 


외교부는 세르비아가 발칸반도 중심부의 주요 생산거점이자 유럽과 중동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협정 발효를 통해 경제통상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자보장협정에는 투자에 대한 내국민대우와 최혜국대우 보장, 투자 수용 시 요건 및 보상 기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조항 등이 포함됐다. 외교부는 이를 통해 자동차부품과 에너지 등 유망 분야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세르비아는 EU 미가입국이어서 한·EU FTA가 적용되지 않았고, 높은 관세가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최대 12.5~15%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던 자동차, 휴대폰, 전기전자, 화장품 등 주요 품목에서 CEPA 체결로 관세 혜택을 본다면 우리 기업의 세르비아 시장 진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산업부는 한·세르비아 CEPA와 관련해 향후 법률 검토와 협정문 번역, 정식 서명, 경제적 영향평가, 국회 비준동의 절차 등을 거쳐 협정 발효를 추진할 계획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세르비아 CEPA 타결은 서부발칸 지역 핵심 파트너인 세르비아와의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장 개방뿐 아니라 공급망, 에너지·광물,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분야 경제협력 플랫폼을 함께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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