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국내 관세무역동향
‘0% 할당관세’ 악용해 수입가격 부풀렸다… 5,468억원 규모 불법행위 적발 신규
‘0% 할당관세’ 악용해 수입가격 부풀렸다… 5,468억원 규모 불법행위 적발
관세청, 가격조작·부당추천·불법 비축 집중단속… 신고지연가산세 한도도 2배 상향
할당관세 혜택을 이용해 수입가격을 부풀려 해외 본사에 수입대금을 과다 송금하거나 ‘바지업체’를 내세워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하는 등 총 5,468억원 규모의 불법행위가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민생물가 안정을 저해하는 할당관세제도 악용 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총 5,468억원 규모의 위반행위와 586억원의 탈세금액을 적발했다고 9월 9일 발표했다.
이종욱 관세청장(출처: 관세청)
관세청은 21개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기획 관세조사 등을 벌여 10개 업체에서 가격조작, 할당물량 부당 확보, 보세구역 내 불법 비축 등 불법·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
유형별 적발 규모는 수입가격 고가조작과 수입대금 과다송금·법인세 탈루가 4,10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바지업체를 이용한 할당관세 물량 부당 확보가 1,020억원, 보세구역 내 할당관세 적용 물품 불법 비축이 34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격조작 사례에서는 할당관세율이 0%인 점을 악용한 수입업체가 적발됐다. 바나나 수입업체 A사는 해외 본사와의 특수관계 거래에서 할당관세가 적용될 때 수입단가를 높게 신고해 국내 자회사의 이익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해외 본사에 과다 송금하고, 회계장부상 매입원가를 과다 계상해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탈루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율 인하 혜택을 받았음에도 인하분의 약 14%를 국내 도매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다수의 바지업체를 이용해 배정량보다 많은 할당관세 물량을 확보한 사례도 적발됐다. B사는 바지업체에게 할당물량 배정과 저율관세 추천서 발급 신청, 수입신고를 하도록 한 뒤 수수료를 지급했다. 실제 거래가 없는데도 선하증권(B/L) 양수도 계약을 허위로 체결하고, 바지업체는 할당관세 추천서를 발급받아 저율관세로 통관한 직후 해당 물품을 즉시 B사에게 서류상 재판매했다.
관세청은 B사가 추가 확보한 할당관세 물량만큼 관세 인하 혜택을 얻는 동시에 바지업체에 지급한 수수료 등을 판매가격에 반영해 실수요자의 구매가격까지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할당관세를 적용받고도 물품을 보세구역에 장기간 보관해 시장 공급을 늦춘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소고기 수입업체는 농림축산식품부의 할당관세 추천요령에 따른 추천서 교부일로부터 45일 이내 반출 조건을 지키지 않고 최장 137일까지 물품을 보세구역에 보관했다. 관세청은 추천이 취소된 물량에 대해 관세 194억원을 추징했다.
냉동고등어·닭고기·설탕 등도 수입신고 수리 후 15일 이내에 보세구역에서 반출돼야 하지만, 장기간 보관된 사실이 적발됐다.
집중관리품목 수입신고 기한 30일→20일 단축 추진
관세청은 이번 단속에서 확인된 악용 사례를 토대로 할당관세제도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할당관세 집중관리품목의 수입신고 기한을 현행 보세구역 반입일로부터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신고기한을 넘길 경우 신고지연가산세 한도를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6년 8월 기준 93개 할당관세 품목 가운데 냉동돼지고기·계란가공품 등 18개가 집중관리품목이다.
주무부장관이 원활한 물자수급을 위해 집중관리품목의 보세구역 반출을 요청하면 세관장이 반출을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관세청은 8월 18일 시행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보세구역 내 수출입물품 등에 대한 매점매석 관련 명령·검사 및 과태료 부과·징수 권한을 확보했다. 앞으로 관련 품목의 통관·반출 현황을 상시 점검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정한 방법으로 할당관세 추천을 받는 행위를 제한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물량을 배정하는 제도개선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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