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해외 관세무역동향
[일본 관세 리포트] 일본, 보세구역을 신산업·지역경제 인프라로 활용 신규
일본, 보세구역을 신산업·지역경제 인프라로 활용
미술품 전시·지속가능항공유 혼합에 쓰여···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
일본 관세국은 해외에서 반입된 미술품을 정식 수입통관 전 상태로 전시할 수 있도록 행사장을 일정 기간 보세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6년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의 파시피코 요코하마 홀에서 국제 아트페어 ‘Tokyo Gendai(東京現代) 2026’이 개최될 예정이다.
Tokyo Gendai는 외국화물의 보관과 관세채권 확보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보세제도가 국제 문화행사와 미술품 거래에 활용되는 사례로 꼽힌다.
미술품 거래를 지원하는 보세전시장
외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온 물품은 수입허가를 받기 전까지 ‘외국화물’로 분류된다. 일본 세관은 ‘외국화물’을 관리하기 위해 ▲지정보세지역, ▲보세장치장, ▲보세공장, ▲보세전시장, ▲종합보세지역 등 다섯 종류의 보세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Tokyo Gendai에 참가하는 해외 갤러리는 미술품을 외국화물 상태로 행사장에 반입해 전시할 수 있다. 행사 후 일본 내 구매자에게 판매·인도할 작품은 수입신고를 하고 수입소비세 등 필요한 세금을 납부하며, 판매되지 않았거나 해외 구매자에게 인도할 작품은 수입하지 않고 국외로 반출한다. 이는 판매 여부가 행사기간 중 결정되는 미술품 거래의 특성과 맞아떨어진다. 모든 작품을 수입한 뒤 재수출하는 대신, 작품의 최종 행선지에 따라 수입과 국외 반출 절차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보세구역을 활용한 미술품 거래는 Tokyo Gendai 이전에도 이뤄졌다. 2021년 10월 하네다공항에서는 일본 최초로 보세장치장을 활용한 미술품 경매가 열려 총 약 26억 4,800만엔의 낙찰액을 기록했다. 이듬해 3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제 경매에서는 미국의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실버 리즈[페러스 타입, Silver Liz (Ferus Type)]’이 23억엔에 낙찰돼 당시 일본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홍콩의 자유항과 다른 일본의 방식
홍콩은 아시아의 주요 미술품 거래 중심지로 성장해 왔다. 일반적인 수출입물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미술품에는 부가가치세나 판매세도 없다. 홍콩정부의 투자유치기관 인베스트HK(InvestHK)는 이러한 무관세 환경과 국제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 주요 경매회사와 갤러리의 집적을 홍콩 미술시장의 입지조건으로 제시한다.
일본은 홍콩과 같은 자유항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지만, 국제 아트페어 행사장을 일정 기간 보세전시장으로 허가해 해외 미술품의 반입과 전시를 지원한다. Tokyo Gendai는 요코하마시의 문화예술정책과도 연계돼 있다. 요코하마시는 2026년도 사업계획에서 Tokyo Gendai와 지역 내 창조거점의 연계를 강화하고, 방문객의 시내 이동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보세제도가 국제행사의 통관 기반을 제공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도시의 문화예술정책과 연결하는 것이다.
일본 관세국, 보세제도의 활용 확대 추진
일본 재무성 관세국은 올해 6월 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아트페어 등 새로운 보세제도 활용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업 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가 새로운 활용사례로 확인된다. 항공 분야의 탈탄소화에 따라 각국이 SAF 혼합의무제와 도입목표를 마련하면서 새로운 항공연료의 수요와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다. 일본은 수입한 니트 SAF(Neat SAF) 바이오매스 등 친환경원료로 만든 순도 100%의 지속가능항공유를 자국 내의 정유시설에서 기존 항공유와 혼합하는 과정에 보세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여러 보세기능을 한 지역에 결합한 사례로 주부국제공항을 들 수 있다. 2005년 아이치현에 개항한 주부국제공항은 일본 공항 가운데 유일하게 종합보세지역으로 허가돼 외국화물의 하역·보관뿐 아니라 가공·제조·전시 등의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2025년 12월에는 아이치현 국제전시장 ‘Aichi Sky Expo’에서 ‘World Robot Summit 2025 AICHI’가 열려 외국 전시물품을 대상으로 보세전시가 이뤄졌다.
한국, 전자상거래에서 AI·로봇 클러스터까지
한국에서도 보세구역은 새로운 산업과 물류수요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센터(GDC, Global Distribution Center)다. GDC는 해외 전자상거래 물품을 국내 보세구역에 반입해 보관하고, 각국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분류·재포장한 뒤 해외로 배송하는 물류센터다. 이를 통해 국내 공항과 항만은 단순한 환적지를 넘어 보관·분류·포장·배송을 수행하는 전자상거래 물류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관세청은 반입물품 범위를 확대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해 왔다.
최근에는 첨단산업 클러스터의 건설단계부터 종합보세구역을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관세청은 2026년 8월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3·7·8공구를 종합보세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입주기업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기계·설비와 원재료의 관세 등을 유보한 상태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제품을 제조·가공할 수 있다. 구역 내 입주업체 사이의 보세운송 절차와 종합보세사업장의 특허 갱신 부담도 줄어든다.
보세제도의 활용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새로운 산업과 물류 수요를 기존 제도 안에 수용하려는 방향은 한국과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9월에는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활용, 민관 협력 강화, 신속한 물류·여객 흐름과 엄격한 국경관리의 병행 등 2026년 6월 일본 재무성 관세국이 발표한 ‘세관 중장기구상 2030’을 소개한다. 일본 세관이 2030년을 향해 추진할 주요 정책과제를 살펴본다.
※ 주간 관세무역정보 제219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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