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해외 관세무역동향
FTA로 관세 내려도 위생규정은 그대로… EU, 브라질산 닭고기 등 수입제한 신규
FTA로 관세 내려도 위생규정은 그대로… EU, 브라질산 닭고기 등 수입제한
메르코수르협정 잠정 적용한지 넉달 만에 EU 승인국 목록서 제외
유럽연합(EU)이 브라질산 닭고기를 비롯한 일부 동물성 제품의 수입을 9월 3일부터 제한했다. 브라질산 냉동계육을 원료로 열처리 가금육 제품을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도 대체 원료 확보가 필요해졌다.
EU 집행위원회가 6월 5일 관보에 게재한 시행규정(EU 2026/1189)에 따르면, 브라질은 소·말·가금류와 양식수산물, 벌꿀, 케이싱 등 7개 품목에서 EU의 항균제 사용제한 요건 준수국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브라질정부가 EU로 수출하는 동물과 동물성 제품에 대해 항균제 사용 제한 요건을 준수하고 있다는 증빙과 보증을 충분히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U 동물용 의약품 규정(EU 2019/6) 제118조는 역외에서 생산된 동물과 동물성 제품에도 EU의 항균제 사용 제한 원칙을 적용한다. 성장 촉진이나 생산량 증대를 목적으로 항균제를 사용할 수 없으며, 사람의 특정 감염 치료를 위해 별도로 지정한 항균제 사용도 제한한다.
즉 이번 조치는 브라질산 제품에서 항균제가 직접 검출되서가 아닌, 제한 요건을 준수했다는 사실을 EU가 요구하는 절차대로 입증하지 못해 내려졌다.
EU는 최종 제품의 잔류물 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사육부터 도축·가공·수출에 이르는 과정에서 항균제 사용 제한이 지켜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체계를 요구한다. 이는 EU 역내 생산자에게 적용하는 식품안전·환경·동물복지 기준을 수입품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요구하는 이른바 ‘거울규제(mirror measure)’에 해당한다.
이번 조치는 EU·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 임시무역협정(iTA)이 5월 1일부터 잠정 적용된 이후 시행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EU와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는 1월 17일 EU·메르코수르 파트너십협정(EMPA, EU·Mercosur Partnership Agreement)과 임시무역협정에 서명했다. 이 가운데 무역·투자 자유화 부문을 담은 임시무역협정이 먼저 잠정 적용됐으며, 정치적 대화와 협력 등을 포괄하는 파트너십협정은 비준 절차가 진행 중이다.
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임시무역협정은 메르코수르산 제품에 대한 EU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거나 관세율할당(TRQ) 방식으로 낮춘다. 가금육과 벌꿀은 5년에 걸쳐 할당량까지 무관세가 되고 소고기는 할당량 내 7.5%, 돼지고기는 톤당 83유로의 관세가 적용된다.
그러나 EU의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 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 기준과 국경검사는 무역협정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임시무역협정으로 관세가 낮아지더라도 식품안전과 항균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EU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국내 수출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에서 생산한 열처리 가금육 제품이라도 브라질산 냉동계육을 원료로 사용하면 EU의 수입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EU 규정 안내 플랫폼 AGRINFO에 따르면 9월 3일 이전에 서명된 수출위생증명서를 갖춘 화물은 예외가 인정된다. 따라서 선적일보다 증명서 서명일을 기준으로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출기업은 브라질산에서 EU 승인을 받은 국가의 원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다만 승인국 여부뿐만 아니라 생산지역과 열처리 조건, 가공시설 승인 여부 등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인지는 검역증명서 발급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
EU 조치가 영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은 EU와 SPS 협정 체결을 추진하면서 식품 통관·검역 기준을 EU와 유사한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aT가 공개한 영국 동향에 따르면, 영국 환경식품농무부(Defra)는 EU의 조치가 자국 수입업자와 가공업자, 외식업계 및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을 인지하고 관련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영국정부가 브라질산 동물성 제품의 수입제한을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aT 파리지사는 브라질산 닭고기 등을 수입·가공해 영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영국 정부의 후속 조치와 EU·영국 간 SPS 협상 동향을 지속해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입제한 가능성에 대비해 원료 공급망을 점검하고 대체 조달처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 주간 관세무역정보 온라인 기사로 제2197호(10.5 .발행)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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